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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베이터(일기장) 흑역사../1층 (2012~2015)

2014, 6, 21

by 글쓴이, 갈렙 2014. 6. 21.

나는 일기 쓰는것을 좋아한다. 매일 쓸 성실함 따윈 없지만 포탠 터질땐 몇시간 단위로, 힘들땐 일주일 단위, 심지어 한달 단위일지라도 기록해 남기고싶을도로 내 하루들은 소중하다. 


일기를 쓰는 이유는 딱 하나다. 살아있다는것을 증명하고 싶어서다. 그리고 이렇게 오픈하는 이유는'나는 이렇게 살고있다' 라고 알려줘야할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요즘들어 부쩍 늘어난 주위 사람들의 죽음을 바라보며 내 심장이 뛰고있다는것이 얼마나 기적인지를 다시 생각해보는것같다. 과연 늙어서도 지금처럼 걸을수 있을까. 언제까지 이 심장이 뛸까. 등등 중2병같은 생각을 많이 한다.


하루는 씨앗과 같아서 

심는 하루가 있는 반면 물을 주는 하루가 있고, 

꽃이 피고 열매가 맺히는 하루도 있을것이다.

때론 어떤 정신나간 개가 파헤쳐서 파괴될때도,

또 돌밭에 심어질때도, 가시밭에 심어질때도 수두룩할것이지만 말이다.


모두가 지급받는 인생이란 작은 밭에 하루를 어떻게 심고 어떻게 가꾸는지에 따라 그 씨앗의 급이 결정되는것같다. 


물론 그 급은 그 날 확인할수있을것이다. 육체의 모든것이 하던 일을 멈추고 잠시 쉴수있는 그 시간에. 


인간 한명당 각각 다른 종류의 씨앗이 1년에 365개, 일평생 평균 3만개정도가 뿌려진다. 타 밭 농사에 비하면 굉장히 작은 수의 씨앗이다. 그러나 무시할수없는 크기의 밭을 하나씩 소유하고있는것이다. 


하루가 소중한줄 깨닫지 못한다면 망칠수밖에 없는 인생이라는 농사. 


죽어서 하늘 들어가는 그 순간까지, 그렇다고 열심히 살 용기는 없지만..그 하루를 관리할수있는 최고의 방법중 하나가 일기라고 생각한다. 살아있다는 사실 자체가 너무 좋다.


사람들은 4년 뒤 월드컵을 기대하고 나는 80년 뒤 뒤질컵을 기대한다. 그날 뒤돌아볼 내 작은 하루하루들은 어떨까 생각해보면 이만 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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