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갈렙 2015. 7. 12. 20:35

 

 

정말 오랜만에 성남의 단칸방으로 왔다.
성남에 딱히 잘곳 없던 나에게
이 단칸방의 존재는
하나님께선 참 여러가지로 
나를 지켜주고 계시구나 느끼게 해주는 
중요한 키워드들중 하나가 되버렸다.
오랜만에 와서인지
전기가 끊켜 있던건 옥의 티였지만..
창 밖 가로등 불빛이 집을 비춰주니 
그나마 다행이었다.

 

아무것도 없는 맨 바닥에 몸을 뉘이고 
잠을 청하려는데
와나..너무 더워 잠이 오질 않았다.
두시간동안 짜증남에 의한 발길질 끝에
도저히 안되겠어서 결국 사우나로 갔다.

새벽 3시의 시장거리는 한산했다. 
가끔 몇몇 어르신분들이 길에 서성이고 계셨는데
그분들의 표정을 보아하니 
결코 새벽공기를 즐기기 위해
나와 계신건 아닌것 같았다.


거리의 모든 사람들의 표정은
앞으로의 세상살이이가 만만치 않을것이라고
내게 암묵적으로 경고하는듯 했다.

 

예수그리스도를 영접했다는 사실이
우상들에게 적지 않은 타격을 주었는지
그들의 억울함의 부르짖는 소리가
3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내 귀를 강타했고
하나님께 빼앗긴 '나'라는 존재의 소유권을
다시 되찾기 위해
어마어마한 자원을 투자하여
내 주변의 모든것을 초토화 시켰다만..
나의 물어뜯긴 부위엔
새 살이 돋기 시작하였고
그들에게 빼앗겨 텅비어버린 나의 곳간에 
영의 양식이 쌓이기 시작하며
이렇게나 건강히 잘 자라나고 있다.

 

내 정체성이 무엇인지 오랜 시간 고민했던것 같다.
지난 3년간의 모든것을 종합해보니
세상앞에
하나님의 우월함을 나타내는 것이 
내 정체성이 아닐까라는 중2병적 희망을 가져본다.

 

군대라는 거대한 배에 합류해 항해하길 약 2년.
내 비밀 나침반의 바늘이 이젠
군부대 밖을 가리키고 있다.

새벽거리를 서성였던 
사람들의 기빠진 표정이 제일먼저 나를 환영해주는

'세상'이라는 곳..

군부대 내에선 '살아남기 힘든 곳' 이라는

무시무시한 땅으로 인식되고 있다.

 

하지만 내게 있어 세상이란

곧 시작될 인생 2/4분기의 새로운 무대일 뿐,

두려움보단 사실 미친기대감이 하늘을 찌른다.

그때를 위해
영의 칼날을 갈고 있다..아주 날카롭게..


인생은
의도를 가진 하나님의 완벽한 연출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