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갈렙 2014. 9. 11. 22:29

 

 

 

엄마는 참 이해 할 수 없는 행동들을 많이 했다.

 

돈을 그렇게 벌어오라 벌어오라

때리면서까지 집을 내쫒아내고서는

벌어온 돈 단 한푼도 쓰지도 않고 모아 두었던 우리 엄마

 

나를 죽도록 때리고 난 후에

내가 잔뜩 겁먹고 울며 잠에 들때면

멍든 부위에 연고를 발라주고 또 주물러줬던 우리 엄마

 

죽음이 코앞까지 다가 왔는데도

밥 챙겨먹었냐며 물었던 우리 엄마

 

그렇게 미워했던 엄마였는데

엄마가 거짓말을 못한다라는 사실을 알게 됬을때

이젠 더 이상 미워할수 없는 엄마가 되버렸다.

 

엄마가 거짓말을 못한다라는 사실을

조금만 더 일찍 알았더라면

조금만 더 친하게 지냈을텐데

 

엄마는 항상 나를 등신이라고 불렀는데

왜 그 날 내 계급장을 달아주며 

혼잣말로 감사하다는 말을 연발했을까.

 

스스로 엄마 될 자격이 없다고 말해도

늦지 않았다면 엄마이고 싶다는

무너진 여인의 수줍고 조그만한 소망이 아니었을까

 

그것은 사랑을 표현할 줄 몰랐던 미숙한 여인의 

겨우 배운 뒤늦은 표현이 아니었을까.

 

엄마가 양보했던 모든 희망과 행복들

그 분량이 얼마나 많은지

다 모으기도 벅차지만

 

내가 다 모아서 

내가 걸어가는 곳에 불행이란 존재하지 않기를 소망하며

이 인생길 걸어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