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갈렙 2014. 8. 27. 19:47
나는 지금 책 한권을 그 자리에서 읽겠다고 설칠정도로 매우 한가하다. 책 펴고 읽은지 십오분쯤 지났나 너무나도 무거워진 눈꺼플에 안구가 파열될것만 같은 고통이 느껴져 그만 책을 덮었다.

지금 내가 앉아있는 책상 위에는 '2014'가 쓰여있는 금 색깔의 플래너가 한권 있고 그 위에는 검정색 볼펜이 한개 놓여져있다. 나는 책을 덮고 저 위에 엎드려 자려 했지만, 한번 잠들면 왠지 퇴근시간을 넘길것같은 걱정에 이래 형용사를 붙여가...며 글 연습을 해본다.

플래너를 보니 지난 날들이 샘물 터지듯 떠오른다. 지난 8개월의 오싹한 기억들이 이 플래너 한권에 다 담겨져 있는데 볼때마다 오싹해지는, 그러나 정이 들어버린 그런 플래너다.

플래너를 꾸준히 쓰는것은 군 입대하고 나서 처음인것 같다. 선교단체에서 가르쳐줄때 쳐다보지도 않던 플래너를 들고 어떻게든 인생 살아보겠다고 난리니 거참 군대란 곳 신기하다.

내가 살아온 나날들을 되돌아보고 살아갈 나날들을 바라보니 나라는 존재가 아직 미완성품이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시시각각 변하는 마음의 상태와 가치관들, 그리고 후회들과 결심들, 무엇보다도 역경이 존재한다는것 자체가 나를 더 성장시켜주며 자라게해주는것이 내가 아직은 완성품이 아니라는것이 증명되는것만 같다.

지난 8개월간 삶속에서 얽히고 설킨 감정들과 갈등들은 인간의 시점에서 볼땐 빡침의 근원으로만 보이는게 당연하지만, 하나님께서는 전혀 다른 의도를 가지고 철저히 계산된 환경을 내게 열어주고 계셧다. 이것이 깨달아졌을 때 어느센가 내게 일어나는 모든 고난과 역경들이 하나님께서 빚으시고자 하시는 내 본연의 모습이 있다 라는 음성으로 와닿기 시작했고, 점차 하나님께 순종하는 법을 몸으로 배우면서 이 땅의 법칙에 적응되있던 내 몸과 정신이 하늘의 법칙에 노출되기 시작하며 한단계 한단계 내 부족하고 더러운 모습들이 벗겨져 나가기 시작했다.

아직 내 인생이 호로거지같지만, 연단의 끝에 정금이 나온다는 하나님의 말씀이 어떤 말씀인지 조금씩 알아가는 근황인듯 하다.

성경대로라면 내가 천국에 들어갈때까지 하나님께서는 나를 더 온전하게 하시기 위하여 조각하시고 또 조각하실것이다. 내가 죽는 그 순간까지 연단의 망치질을 멈추지 않으실것이다.

하나님께서는 뭐든 심는데로 거둔다고 하셨다. 오늘을 바라보면 내가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알 수 있다. 내가 어떤 하루들을 심어 왔으며 어떤 열매를 거두고 있는지 오늘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래서 오늘이 소중하다고 얘기들 하는것같다.

그런 면에서 내가 지금 이 나이에 하나님께 속해 있다는 사실이, 그리고 이렇게 역경속에서 하나님께 감사(감자 아님)를 심을수있다는것이 와 생각해보니까 이거 너무 감사하다..

나는 정말 죽음 이후를 바라보며 살고싶다. 진지하게 천국이 너무 기대되고 그 땅에서 상봉하게될 가족들, 친구들 그리고 그 곳의 환경들이 너무 기대된다.

내가 그 땅으로 갈지 그 땅에서 이 땅으로 올지 아리까리 한 이 시대에 내 오늘의 이 한가한 하루를 하나님께 올려 드린다. 지금 쓴 이 글을 기억해 주셨으면 좋겠다. 그리고 언젠가 죽어 눈 감았을때, 하나님께서 오늘의 내 고백에 대한 자신의 마음을 들려 주셨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글을 맺어야될것같다. 그러지 않으면 손가락이 나가거나 할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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